한진그룹 경영권 분쟁 종료, 승자는 결국 KDB産銀

3자연합 공동보유계약 종료...반도건설·KCGI, 한진칼 지분 매각할듯
조현아 전 부사장도 상속세 재원 마련 시급, 주식 물납 고려할 수도

임명연 기자 승인 2021.04.05 13:47 의견 0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의 단초가 됐던 3자연합(KCGI·반도건설·조현아측)의 공동보유계약이 지난 1일 종료됐다. 3자연합은 1일 기준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지분을 보유 중인데, KCGI가 17.54%로 가장 많고, 반도건설이 17.15%, 조현아 전 부사장이 5.71%를 갖고 있다. ⓒ 대한항공 제공

[AllthatRICH=임명연 기자] "결국 산업은행의 승리다."

한때 주당 11만원을 넘봤던 한진칼 주가가 5일 기준(시초가) 5만7400원까지 밀려내려왔다. 경영권 분쟁의 단초가 됐던 3자 주주연합이 공식 해체를 앞두게 되면서 지분 매각이 예고됐기 때문이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을 주도했던 3자연합(KCGI·반도건설·조현아측)의 공동보유계약이 지난 1일 종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3자연합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은 KCGI가 17.54%로 가장 많고, 반도건설이 17.15%, 조현아 전 부사장이 5.71%를 보유 중이다.

◆ 3자연합 중 누가 먼저 매각할까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3자연합 중 가장 먼저 한진칼 지분매각에 나설 곳으로 예상되는 곳은 반도건설이다. 반도건설의 경우 재무적투자자가 아닌 전략적투자자로서 3자연합에 가담했기 때문이다.

반도건설은 2019년 말부터 계열사인 대호개발과 한영개발, 반도개발 등을 통해 한진칼 주식 1136만1000주(1일 기준)을 보유 중이다.

반도건설의 지배구조가 권홍사 회장 1인 체제라는 점도 민접한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짐작되는 이유다. 공동보유계약 만료에 따른 주가하락 상황이 발생할 때 유연하게 지분을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배임에 대한 부담으로 반도건설이 한진칼 매도에 나설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반도건설은 모두 주식회사를 통해 지분 매입에 나섰는데, 주가하락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특별한 계획 없이 한진칼 지분을 보유하고 있을 경우 주주들에 의한 배임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가장 먼저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의 불씨를 제공했던 KCGI는 단계적 매각에 나설 것으로 짐작된다.

3자연합 중 가장 많은 규모의 한진칼 지분을 보유 중인 KCGI는 펀드사인 만큼 자금투자자들인 LP(유한책임사원)들의 자금회수 요구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LP들의 자금 회수가 현실화될 경우 약정된 기한 내에 펀드를 해산해야 하기 때문에 당연히 단계적으로 한진칼 지분을 매각할 것이란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게다가 KCGI는 현재 내홍에도 휩싸인 상태다. 당초 한진그룹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구성된 프로젝트 펀드였지만, KDB산업은행이 한진그룹의 백기사로 등장하면서, 지배구조 개선에 동력을 잃은 부대표급들이 독립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3자연합에 대항해 한진그룹 백기사로 등장한 KDB산업은행. 산은은 지난해 말 한진칼에 8000억원대의 투자를 단행해 지분 10.66%를 보유 중이다. 사진은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 KDB산업은행 제공

3자연합 중 말석을 차지한 조현아 전 부사장 측은 유산에 따른 상속세 납부를 위한 재원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실제 조 전 부사장은 지난 3월 보유 지분 중 5만5000주를 KCGI에 매각해 33억원을 마련하기도 했다.

아버지인 故조양호 회장의 유산을 상속받으면서 발생한 600억원대의 상속세를 마련해야 하는 조 전 부사장 입장에서는 당장 한푼이 아쉬운 상황이다. 이에 보유한 지분을 국세청에 납부하는 물납 방식의 납부도 고려할 것으로 예상된다.

◆ 교환사채로 리스크 피한 산업은행

3자연합이 공동보유계약 종료에 인해 리스크 회피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것과 달리 한진그룹의 백기사로 등장했던 KDB산업은행은 느긋한 분위기다.

지난해 12월 한진칼에 8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투입해 한진칼 지분 10.66%를 취득했지만, 보통주 5000억원과 교환사채 3000억원으로 분산투자한 것이 신의한수라고 평가받고 있어서다.

실제 KDB산은은 지난해 12월 한진칼 투자 당시, 경영권 분쟁으로 인해 주가가 고평가됐다면서 교환사채 매입방식으로 한진칼 지분을 획득했다. 한진칼의 주가가 하락해도 대한항공의 주가가 50% 오르면 한진칼이 산은의 교환사채를 되사는 구조다.

여기에 KDB산은은 지난해 수출입은행과 함께 대한항공 영구채 300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이 영구채의 경우 주식전환이 가능하기 때문에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8.85%의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

즉 산은 입장에서는 영구채와 교환사채 등을 통해 대한항공 지분을 최대 24%까지 확보할 수 있어,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경우 아예 대한항공의 경영권 확보에도 나설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해논 상태다.

KDB산은은 그러나 "정책 자금의 집행 목표는 단기투자에 따른 이익이나 항공사의 국유화가 아닌 국내 항공업의 부활을 지원하는 것"이라며 "3자연합 종료, 한진칼 주가하락 등 다양한 상황에 대한 대비책을 이미 마련해 놨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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