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리니지|삼성] 花無十日紅, 재계의 꽃에서 단촐해지는 혼맥

임명연 기자 승인 2020.07.13 16:11 의견 0

삼성그룹 서초동 사옥 ⓒ 올댓리치DB

[AllthatRICH=임명연기자] 지난 6월27일 오후 6시 신라호텔 영빈관.

이날 이곳에는 재계의 유명인사들이 대거 모습을 드러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여사를 비롯해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부부 등이 그들이다. 또한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과 홍정도 중앙일보 사장, 홍석조 BGF그룹 회장 등도 참석했다. 

이들이 한자리에 모인 이유는 바로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장녀인 민성씨와 홍석준 보광창업투자 회장의 장남인 홍정환씨의 약혼식이 거행됐기 때문이다. 이날 약혼식을 통해 삼성그룹은 보광-아모레-농심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혼맥을 추가하게 됐다. 

사실 삼성그룹은 재계 1위의 기업집단인 만큼 혼맥도 화려하다. 창업주인 이병철 회장을 시작으로 2대인 이건희 회장, 그리고 현재 이재용 부회장에 이르는 화려한 혼맥은 그야말로 재계의 정점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붉은 꽃도 열흘을 못간다고 했던가. 과거의 혼맥과 지금을 비교하면 오히려 단촐해지는 경향이 엿보인다. 삼성 3세대인 이재용-이부진-이서현 3남매 중에서 혼인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이는 이서현씨 만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기업집단은 시간이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혼맥은 더 단촐해지고 있는 삼성가를 살펴봤다. 

◆ 삼성에서 한솔·CJ·신세계·새한까지

삼성그룹의 시작은 1938년 이병철 창업주가 대구에서 창업한 삼성상회다. 이 삼성상회가 지금의 삼성그룹이 됐고, 이 과정에서 한솔그룹과 CJ그룹, 신세계그룹, 그리고 지금은 사라진 새한그룹 등 위성그룹들도 태동됐다. 

삼성그룹 창업주 이병철 회장. ⓒ삼성전자 제공

이병철 창업주는 이후 1948년 삼성물산공사를 새로 설립하는데, 이 두회사를 모태로 1951년 삼성물산에 설립됐다. 이 과정에서 이병철 창업주는 과거 보통학교(지금의 초등학교)에서 동문수학했던 창업동지 2명과 함께 창업했다. 바로 허정구 삼양통상 회장과 조홍제 효성그룹 창업주다. 

이 대목에서 주목할 인물이 바로 허정구 회장이다. 허정구 회장은 구인회 창업주와 함께 LG그룹을 일으킨 허만정 공동창업주의 장남이다. GS그룹 허창수 회장의 삼촌이 바로 허정구 회장이다. 허창수 회장의 부친인 허준구 LG건설 명예회장은 허만정 공동창업주의 삼남이다. 

또한 조홍제 효성그룹 창업주도 주목해야 한다. 조홍제 창업주는 삼성물산 창립초기 자본금의 절반 이상을 담당했지만, 15년만에 결국 삼성그룹을 떠나야 했다. 과거 삼성그룹 태평로 본관 건너편에 효성그룹 사옥이 있었을만큼 효성은 삼성과 사이가 좋지 못했지만, 현재는 앙금을 털고 각자의 길을 걷고 있다. 

삼성그룹은 이렇게 LG그룹과 삼양통상, 효성그룹 외에도 여러 대기업집단을 만들어냈다. 이병철 창업주의 자녀들이 결혼을 통해 분가하면서 맡게 된 계열사를 발전시켜 대기업을 일궈냈기 때문이다.

이병철 창업주의 장녀인 이인희 여사는 한솔그룹을, 장손인 이재현 회장은 CJ그룹을, 그리고 막내딸인 이명희 회장은 신세계그룹을 일궈냈다. 차남인 이창희씨 역시 새한미디어를 독자경영하며 새한그룹을 일궈냈지만, 1997년 IMF(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 과정에서 결국 해체됐다. 

◆ 차녀 숙희씨 통해 LG와 통혼

이병철 창업주는 진주 지수보통학교를 다니다 서울 수송보통학교를 거쳐 중동중학교를 다녔다. 서울에서 학업에 매진하던 1926년 이병철 창업주는 부친인 이찬우옹에게서 연락을 받고 고향으로 내려가게 됐다. 혼인 때문이었다. 

10대의 마지막 겨울이 한창이던 1926년 이병철 창업주는 평생의 반려자인 박두을 여사와 결혼했다. 박두을 여사의 가문은 사육신으로 잘 알려진 박팽년의 후손으로 당시 이병철 창업주의 집안보다 더 유복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중구 태평로에 본사를 두고 있던 삼성전자는 2대 이건희 회장으로 이어지면서 서초사옥으로 그룹의 중심을 이동시켰다. ⓒ 올댓리치DB

급작스레 결혼했지만, 두 사람은 3남4년를 낳을 정도로 관계가 좋았다. <호암자전>에 따르면 이병철 창업주는 박두을 여사와의 사이에서 장녀 이인희(1928년생), 장남 이맹희(1931년생), 차남 이창희(1933년생), 차녀 이숙희(1935년생), 3녀 이순희(1940년생), 3남 이건희(1942년생), 5녀 이명희(1943년생)을 낳았다. 4녀 이덕희(1941년생)은 혼외자로 입적해 있으며, 4남 이태희(1953년생)와 6녀 이혜자(1962년생)는 일본인 부인을 통해 봤다. 

자녀가 많은 만큼 혼사도 다채롭다. 차녀인 이숙희씨가 구자학 아워홈 명예회장과 결혼하며 재벌가와 통혼이 이뤄졌으며, 3남인 이건희 회장을 통해서는 보광그룹과도 연결된다. 

가장 먼저 장녀인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은 해방 이후 이화여대를 다니다 경북지역의 대지주였던 조범석의 막내아들 조운해와 결혼했다. 두 사람은 동혁·동만·동길·옥형·자형 5남매를 뒀으며, 1991년 전주제지를 갖고 독립해 현재의 한솔그룹을 일궈냈다. 이인희 고문은 지난해 1월 별세했다. 

장남인 이맹희씨는 1956년 농림부 양정국장과 경기도지사를 지낸 손영기씨의 장녀 손복남 여사와 결혼했다. 두 사람은 미경·재현·재환 등 2남1녀를 뒀다. 손 여사는 남편을 대신해 삼성그룹 경영에 참여한 바 있으며, 이후 장남인 재현씨가 제일제당을 갖고 삼성으로부터 분리독립하는데 일조했다. 

차남 이창희 새한그룹 창업주는 대학 유학 시절 만난 일본여성 나카네 히로미와 1963년 결혼했다. 히로미씨는 이후 이영자로 개명했으며, 두 사람은 재관·재찬·재원·혜진 등 4남매를 뒀다. 

차녀 이숙희씨는 이병철 창업주의 보통학교 동창인 구인희 LG그룹 창업주의 3남 구자학씨와 결혼했다. 구자학씨는 결혼 이후 삼성그룹에서 일했지만, 삼성이 전자사업에 진출하면서 LG그룹과의 관계자 틀어졌고, 그 결과 LG로 돌아가 LG반도체 사장을 역임했다. 본성·미현·명진·지은 등 4남매를 뒀다. 

3녀 순희씨는 김규 서강대 교수와 연애결혼했다. 김규 교수는 제일기획 고문을 지냈으며, 두 사람 사이에는 김상용 영보엔지니어링 대표만을 두고 있다. 영보엔지니어링은 삼성전자의 협력사다. 

4년 덕희씨는 경남 의령의 대지주였던 이정재 집안의 이종기씨와 결혼했다. 이종기씨는 중앙일보 사장과 삼성화재 회장을 지냈지만, 2006년 10월 일본의 한 호텔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둘 사이에는 권수·유정 등 남매를 두고 있다. 

◆ 알짜배기 혼맥의 꽃

차녀 숙희씨를 제외하고는 이렇다할 재벌가와 통혼관계를 맺지 않았던 이병철 창업주는 3남 건희씨와 5녀 명희씨 때부터 화려한 혼맥을 자랑하게 된다. 숙희씨를 통해서도 혼맥의 본산이라 불리는 LG그룹과 연결되지만, 건희·명희 두 사람을 통해 재계는 물론 정계와 언론계 곳곳으로 이어지는 방대한 혼맥을 갖게 됐기 때문이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삼성전자 제공

먼저 3남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1967년 홍진기 전 내무부장관의 장녀 홍라희씨와 결혼했다. 두 사람 사이에는 재용·부진·서현·윤형(사망) 등 4남매를 뒀다.

그런데 홍 전 장관의 집안이 다양한 재벌가로 연결되면서 막강한 혼맥을 구성하고 있다. 장남인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은 장녀를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의 장남 허서홍과 결혼시켰다. 삼성 창업 3인방 중 2명과 혼사를 맺은 셈이다. 또 허광수 회장은 자신의 장녀를 방상훈 조선일보사 대표의 장남인 방준오씨와 결혼시켰다. 처가를 통해 중앙일보와 범GS그룹, 조선일보까지 연결되는 셈이다. 

또한 홍 여사의 여동생인 홍라영 전 리움 미술관장은 노신영 국무총리의 차남인 노철수 애머커스그룹 회장과 결혼했다. 노철수 회장의 형이 바로 노경수 서울대 교수로 정몽규 HDC현산그룹 회장의 누나와 부부사이다. 

여기에 홍석준 보광창업투자 회장이 최근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의 장녀와 약혼식을 가졌다. 서경배 회장은 부인을 통해 신춘호 농심그룹과 연결되며, 형인 서영배 태평양물산 회장이 방우영 조선일보 명예회장의 사위이기도 하다. 

이병철 창업주의 혼맥은 막냇딸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을 더 화려해진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은 이화여대 졸업 후 오빠인 이건희 회장과 같은 해에 결혼했다. 이명희 회장의 남편은 국회의원과 삼호무역 회장을 지낸 정상희씨의 차남 정재은 명예회장이다. 

정 명예회장의 형은 정재덕 신세계 고문으로 경제기획원 국장을 지내기도 했다. 정재덕 고문의 장녀가 정다미 명지대 교수인데, 정 교수는 남편은 바로 김동조 전 외무무장관의 아들인 김민녕 한국외대 교수다. 이 결혼을 통해 이병철 회장의 혼맥도는 다시 삼양통상과 현대그룹, 그리고 홍정욱 전 국회의원으로 이어진다. 

◆ 3대로 오면서 단촐해져

삼성그룹의 혼맥은 오히려 3대로 내려오면서 단촐해진다. 이건희 회장의 자녀들인 재용·부진·서현 등 3남매 중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가 결혼 후 다시 홀로서기에 나서 혼맥이 끊어졌기 때문이다. 

삼성가 3대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부회장은 1998년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의 장녀 임세령씨와 결혼했다. 두 사람의 결혼은 양가 모친들의 주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결혼을 통해 삼성가는 조미료 라이벌이었던 대상(옛 미원그룹)그룹에 이어 금호아시아나그룹(임창욱 회장의 부인이 박인천 금호그룹 창업주의 3녀)으로 이어지는 혼맥을 완성했지만, 2009년 이혼했다. 두 사람 사이에는 지호·원주 등 1남1녀를 두고 있다. 

이건희 회장과 가장 닮았다는 평가를 받는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는 1999년 일반인인 임우재씨를 만나 결혼했다. 두 사람은 이후 2007년 아들까지 낳았지만, 2014년 이부진 대표가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까지 가며 치열한 법적공방을 벌였지만, 올해 1월 결국 이혼이 성립됐다. 

차녀 이서현은 동아일보 김재호 사장의 동생인 김재열 삼성경제연구소 스포츠마케팅 담당 사장과 결혼했다. 김재열 사장은 동아일보사 대표를 맡고 있는 김재호 사장의 동생이다. 처남인 이재용 부회장과는 청운중학교 동기동창이기도 하다. 

삼성가 혼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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